우리의 아이덴티티 ‘한국인의 질투심’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한국 교민을 만날 수 있다. 어느 나라든 간에 현지인들 속에 있다가 한국인을 접할 때면 한국에서 잘 느끼지 못했던 한국인 특유의 성격이 금방 티가 난다. 모든 일을 빨리빨리 하는 성격과 순간 달아오르는 성격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인의 질투심을 빼놓을 수 없다.
유달리 한국인은 질투심이 많은 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통해 한국인의 질투심은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인의 질투심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동아일보의 기사([O2/커버스토리]한국인 ‘시기·질투 지수’ 중국·일본인보다 훨씬 높아, 2011년 4월 30일)에 따르면 ‘경쟁에서 누군가가 나보다 잘할 때 그 사람이 부럽다’라는 질문에서(5점 만점) 한국인의 지수는 3.7점으로 중국인(3.49점), 일본인(3.09점)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긍정 답변을 한 응답자가 전체의 71%나 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에서 본인이 자주 봤던 본 한국인 질투심의 부정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이런일까지 발생했다.
잘 나가는 업종 있으면 똑같이 따라 한다.
한국에서 특정 프랜차이즈가 인기를 끌면 우후죽순으로 유사품이 생긴다. 그런데 이게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보았던 사례로는 20대 청년이 차린 한국식 치킨집이 인기를 끌자 또 다른 한국 교민이 동일 상권에 더 크게 치킨집을 냈다. 결국 20대 청년은 현지인이 아닌 한국 교민의 자본력을 이기지 못하고 치킨집 문을 닫았다.
잘 나가는 사람의 약점을 집요하게 찾는다.
해외에서 연 매출 100억을 달성한 한국인 사업가가 있었다. 나름 어깨에 힘주고 돌아다녔더니 주변 교민들은 하나같이 장인 회사 물려 받은 게 뭐 자랑이냐고 공감했다.
남 일에 관심이 많다.
국내서 영어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는 분이 있다. 한 달 교육비만 거의 최저임금에 육박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한국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애를 영어교육 해봤자 효과가 떨어진다며 일반 유치원도 좋다고 한다고 한다.
그래서 해외 한인 커뮤니티는 늘 말이 많다. 일본 신오쿠보나 태평양 건너 미국 LA 코리아 타운이나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한국인 질투심의 원인은?
구글에서 ‘한국인 질투심’을 검색해보면 아주 많은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한국인의 질투심’이 큰 몫을 했다. 우리도 선진국이 되고 싶은 마음과 남들보다 잘살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자료는 한국인 질투심의 원인으로 ‘경쟁 위주의 교육체계’를 지적한다. 그런데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한국인의 질투심은 경쟁 위주의 교육체계 이전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음을 나타낸다. 경쟁 위주의 교육체계는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며 그 이면에 또 다른 원인이 있다.
첫째, 끼니 걱정해야 하는 자연환경
대한민국은 자원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기름 한 방울도 나지 않날 뿐더러 북위도에 있는 나름 추운 나라로 4계절로 인해 1년 1모작 밖에 안된다. 한해 농사 망하면 겨울에 갑갑해진다. 게다가 전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로 둘러 쌓여있다. 산업화 이전에는 보릿고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겨울에 굶을 걱정을 했다. 중국처럼 땅이 넓은 나라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버리면 되겠지만, 3면이 바다인 한반도는 갈 곳도 없다. 일단 저축하고 보는 한국인의 성향도 이런데서 기인한 것이다.
한반도는 춥고 산지가 많은데다가 지하자원이 거의 없다.천연자원이 없으니 가진 건 사람뿐이고, 조금이라도 더 배워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했다. 그래서 경쟁 위주의 교육체계는 생존을 위해 필요했다. 한국인은 생존을 위해서 상대와 나의 위치를 확인하고 경쟁하는 심리가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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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출발점은 거기서 거기
21세기 대부분의 국가는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을 보장받지만, 실제적으로는 100% 평등은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특히 영국/일본/태국과 같은 입헌군주제 국가는 여전히 왕족과 귀족이 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끝판왕 미국은 자본 축적의 정도에 따라 계층이 나누어진다. 서구는 산업화와 민주화 역사가 200년도 넘었기 때문에 자본 축적 기간이 길고 사회 계층 분화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을 오히려 정치학, 마케팅 등등에서 연구해 폭넓게 활용하며 일상생활에도 계층에 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신분 사회가 완전히 철폐됐다. 조선시대 당시 양반 비율이 1~2%였는데, 2021년 현재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양반 족보를 갖고 있다. 게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모두 ZERO BASE에서 시작했다. 산업화의 중심 베이비 부머 세대를 보면 가정환경이 비슷 비슷하다. 열심히 농사지어서 장남은 대학 보내고 딸은 공장 취업시켰다가 시집보내는 공식이 있었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비슷한 조건에서 출발했고 자본 축적의 기간도 60년이 안됐다. 즉 너도 나도 똑같다는 평등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셋째, 옆에 누가 뭐 하고 사는지 아주 잘 보이는 환경
계층 분화의 역사가 긴 나라를 가보면 자본축적 정도에 따라 거주지와 활동지가 완전하게 분리되어 있다. 각 계층끼리 비슷한 지역에서 생산하고 소비한다. 지역끼리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며 당연히 교류도 적다. 미국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항상 하는 소리가 있다. 미국은 계층(사실상 인종)마다 사는 지역이 다르고, 자동차가 없으면 지역 간 이동하는 게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상황이 다르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세계 글로벌 대도시 중 유일하다. 인구밀도 6위 도시로 1~5위는 인도, 방글라데시, 이집트가 차지한다(출처:Wikipedia). 인구 1천만 명이 한 도시에 몰려 살면서 계층 상관없이 지하철을 이용하는 서울에서는 계층이 지역적으로 확연히 분화되기 어렵다. 모든 계층이 서로의 생활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며 산다. 지하철만 타도 모든 사람이 고급 인프라 접근(강남 같은 곳)이 가능하다. 그런데 SNS가 도입되면서 가뜩이나 약한 물리적 장벽을 아예 허물어버렸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 자기를 비교하며 질투심을 느끼기 쉽다.
문화와 역사가 담긴 한국인의 질투심
나는 남보다 잘나고 싶고 남은 나보다 잘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한국인의 심리다. 한국인 질투심의 근원은 자원도 없는 척박한 나라에서 모두 다 비슷한 조건에서 경주를 시작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 나보다 앞서가는 모습이 내 바로 옆에서 너무나도 잘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경제성장 시기에는 한국인의 질투심 덕분에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한강의 기적이라는 과실을 맛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서는 이러한 특성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눈에 띄기 마련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축적되는 자본에 의해 계층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고, 이에 따른 사회문제가 계속 문제가 될 지도 모른다.
I agree with your opinion.
I nodded my head to your arguments and grounds.
Many Koreans don’t even know why they’re jealous, but it’s amazing that it seems clear to foreign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