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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어 구사자가 알려주는 외국어 공부 방법-복습량보다 복습 방법이 중요하다.


외국어 학습 속도에는 분명한 개인차가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야간 시간을 활용해 태국어 강의를 하고 있다. 사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대학교 때 조교로 유학생들을 지도한 이후로 처음이다. 혹시 강의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생각보다 적성에도 잘 맞고 수강생들도 만족도가 높아 꾸준히 강의에 나서고 있다.

그와 함께 다양한 수강생을 접하고 있다. 학창 시절에도 시험을 유달리 잘 보는 학생도 있고, 노력보다 점수가 잘 안 나오는 친구가 있듯 직접 누군가를 가르쳐보니 개인차는 분명히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학습 성과가 확연히 차이 나는 수강생 A 씨와 B 씨를 보고 그 원인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수강생 A 씨와 B 씨는 비슷한 무렵부터 태국어 학습을 시작했다. 성조법과 문자를 약 한 달 동안은 큰 차이가 없었다. 두 분 모두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셨고, 두 분 다 복습을 하셨다. 그런데 한 달 때쯤 지났을까? 둘 다 복습을 하고 있음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A 씨는 글자를 읽을 때 자음은 아시는데 모음만 붙으면 읽지를 못하셨다. 그러나 B 씨는 100%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자음과 특정 모음을 기억하고 계셨고, 모르는 문자가 나올 경우 문자 표에서 해당 문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분명 두 분다 열정도 많으셨고, 복습도 열심히 하셨는데, 결과는 달랐다. 그래서 복습을 하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질문드렸더니 아니나 다를까 복습을 하는 방법 자체가 완전히 달랐다.

외국어 공부 방법의 비결 – 복습보다 복습하는 방법이 더 중요

학창 시절 명문대에 가기 위해서 복습이 필수라고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런데 복습은 그냥 배운 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치면 안 된다.

이해 위주 복습 A 씨

A 씨는 나름대로 복습을 열심히 하시면서 스스로 만족을 느끼고 계셨다. 강의 시간때 내용이 이해가 잘 된다며 늘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셨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두 달차부터 자음과 모음 학습을 끝내고 자음과 모음을 조합을 하는 응용파트가 시작되자 멘붕이 터진 것이다. 분명 자음과 모음을 잘 이해했다고 하셨는데 그 두 개가 합쳐지니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분명 매주 복습하시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 복습을 했냐고 물었다. 그냥 수업 교재를 집에서 틈틈이 읽어보고 원리를 잘 이해했다고 알려주셨다.

회상 위주 복습 B 씨

B 씨는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나는 순간부터 자음과 모음이 결합한 일반적인 단어를 읽기 시작하셨다. A 씨와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그의 비결은 복습 방법에 있었다. A 씨가 복습을 이해 위주로 한다면, B 씨는 이해가 아닌 회상, 즉 배운 내용을 입으로 말할 수 있고, 손으로 써낼 수 있도록 연습하셨다고 한다.

위의 두 분의 사례를 정리하자면 복습을 하는 동안 A 씨는 두뇌에 정보를 저장하기 위해 정보의 구성을 파악하는 일만 한 것과는 달리 B 씨는 파악된 정보를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정보를 찾아 쓰는 훈련을 한 것이다. 이는 정확히 기억의 과학적 원리와 일치한다.

우리 머릿속의 기억은 여러 단계에 걸쳐 저장된다.

  • 단기기억 (20초 기억, 인증번호 문자로 받아서 입력하고 나서 기억이 안 나는 이유)
  • 리허설 (반복적으로 생각하는 것)
  • 장기기억 (유통기한 없음. 리허설을 거쳐 저장 및 필요할 때 뇌에서 인출)

A 씨는 내용을 이해하는 1번 단기기억 수준으로만 복습을 한 반면 B 씨는 2번과 3번을 통해 지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쯤 되니 B 씨는 학창 시절 공부를 꽤 잘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조심스레 여쭤봤다. 역시나…. 대한민국의 명문대를 졸업하신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그로부터 복습을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발견했다.

효율적인 복습을 위한 노트 필기가 필수

B 씨는 수업을 들으실 때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필기하시는 편이었다. 예를 들어 개념을 설명할 때 알려드린 예시문이라든가 관련된 스토리 등등 개념과 관련된 내용은 자신만의 언어로 다 적어두셨다.

이 모습을 보고 그의 대학 시절이 궁금해 노트필기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놀랍게도 대학 시절 B 씨보다 더 디테일하게 필기를 하는 친구를 보고 오히려 감탄하셨다는 것이다.

노트 필기가 중요한 이유는 복습을 효과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복습 시 필기 내용을 확인하면 수업 당시에 내용이 환기되면서 강사가 무슨 내용을 이야기했는지 떠올리기 쉽고 머릿속으로 내용을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어 리허설을 반복하는데 머리에 부하가 가지 않고, 결국 장기기억으로 전환되기 쉽다. 또한 필기하기 위해 강사의 말에 집중하기 때문에 유입되는 정보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복습량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

결국 외국어 공부도 새로운 내용을 머릿속에 입력하고 응용하는 과정이므로 일반적인 공부 과정과 다르게 없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했다면 외국어 학습을 하는데 남들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결론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복습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면 전략 없이 비효율적으로 복습하는 것보다야 무조건 나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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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Brandon

    사업개발, IT, 외국어에 관심 많으며 태국 1위 Chulalongkorn Univ.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다개국어(영/태/중/일)을 구사하며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저작자표시/비영리조건/동일 표시 조건으로 공유를 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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