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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블로2 중독성의 원인은? 30대 아재가 본 디아블로2 심리학적 장치 3가지


디아블로가 20년만에 부활했고, 초졸은 대학원 졸이 되었다.

중학생이었던 2001년 당시 중간고사 평균 90점을 넘으며 어머니로부터 디아블로2를 보상으로 받았다. 밥 먹고 잠자고 공부하는 시간 빼고 모든 시간을  디아블로 2 플레이에 매진할 정도로 혼을 바쳤다. 토요일 4교시가 끝나면 높은 레벨 친구의 도움을 받고 급속 레벨업을 하는 일명 ‘카우방’을 돌았고, 친구들끼리 서로 아이템을 빌린답시고 돌려주지 않아서 서로 싸웠던 추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어느덧 20년이 흘러 30대 아재가 된 2021년 디아블로 2가 새로운 그래픽으로 다시 출시되었다. 결국 중학교 때의 추억을 회상하며 디아블로2 레저렉션에 거금 10만 원(PC+닌텐도)을 쓰며 입문했다. 역시 명불허전 명작답게 중독성이 엄청났다. 20년 전 당시 기초 학력도 없는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디아블로 2가 왜 중독성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석사까지 마친 30대 아재는 디아블로 2 에서 중독성을 일으키는 요소를 마케팅적 관점에서 엿볼 수 있었다. 30대 아재의 관점에서 본 디아블로 2는 천재가 만들었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디아블로 2 중독의 원인?

중독성 원인-수집욕은 원초적 본능

디아블로 2를 하는 세대라면 아마 국찐이빵 스티커, 샤니 포켓몬 띠부띠부실을 모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각종 아이돌 그룹 관련 제품을 멤버별로 모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무언가를 수집하는 것은 역사와 전통이 있다.

옛날 옛적 인류가 뗀석기를 쓰던 시절 열매를 채집했다. 생존을 위해 열매를 모으는 채집은 태곳적부터 내려오는 인간의 본능적인 활동이다. 쇼핑도, 수집도 모두 채집활동의 일종이다. 자본주의에서 상품을 콜렉션으로 출시하는 것도 수집욕을 자극하기 위함이다. 디아블로 2는 이러한 인류의 본능을 체계적으로 조직해놓았다.

수집 욕구의 기본은 아이템이다. 디아블로 2는 일종의 컬렉션을 모아야 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예) 유니크 아이템(필수 아이템 수집 욕구 자극), 룬(희귀 룬 수집 및 룬워드 아이템 수집 욕구 자극), 세트 아이템(전 세트 수집 욕구 자극)

운 좋게 좋은 아이템을 줍더라도 만족스럽지가 않다. 언제나 이것보다 더 좋은 궁극의 아이템이 있기 때문이다. 인벤토리가 고급 아이템으로 채워지면서 희열이 느껴진다.

심지어 웨이포인트마저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솔직히 특정 지역 웨이포인트는 없어도 무방하다. 그런데 중간에 빈 곳이 있다면 이상하게 마음이 허전하다. 수집 욕구가 발동되면서 웨이포인트를 하나라도 더 수집하고 게임을 끄겠다는 마음 때문에 플레이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중독성 원인-예측 불가능한 시스템

도박 중독은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정신질환의 일종으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도박을 끊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일확천금의 희열에 중독되는 현상으로 놀랍게도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나타난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1904~1990)는 비둘기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비둘기를 박스에 넣은 후 불이 켜져 있을 때 원판을 쪼면 먹이를 주었고, 불이 꺼져있을 때는 원판을 아무리 쪼아도 먹이를 주지 않았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비둘기는 불이 켜지기만 하면 원판을 쪼았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냈다. 원판을 쫄 때마다 먹이를 주다가 먹이 공급을 끊자 비둘기는 원판 쪼기를 중단했다. 그러나 원판을 쫄 때 무작위 시간으로 먹이가 제공되자 비둘기가 원판을 끝없이 쪼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것이 바로 도박에 중독되는 원리다. 보상이 랜덤으로 제공되면 미래에 발생할 이익에 대한 기대로 특정 행동을 지속해서 반복하게 된다.

메피스토 앵벌이를 끊을 수 없는 이유도 동일하다. 대부분 드문 아이템, 저급 유니크 아이템이 떨어지지만 아주 가끔 대박 아이템이 떨어진다.

심지어 대박 아이템을 주워도 아이덴티티 스크롤로 세부 능력치를 확인하기 전까지 아이템의 정확한 성능을 확인할 수 없다. 극도의 무작위성이 게임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중독으로 이끈다. 또한 디아블로 2의 고급아이템은 현금으로 거래될 정도로 가치가 있다. 캐릭터도 강해지고 자산도 쌓일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에 게임을 끌 수 없다.

 

중독성 원인-성취감 극대화

인간의 6대 욕구 중 하나가 바로 성취감이다. 인간은 모두 성취를 느끼고 싶어 한다. 그래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 노동계층을 타깃으로 축구 경기를 통한 성취감을 만족시켜준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EPL 마케팅속에 숨겨진 비밀-영국 계급 사회 ‘ 읽어보기

디아블로 2도 마찬가지다. 레벨 1 시절에는 캐릭터가 뛰어다니기도 힘들 정도로 연약하다. 매번 괴물들에게 맞아서 바닥에 뻗을 때마다 캐릭터의 능력 부족을 원망하게 된다. 그러면서 레벨도 오르고 아이템 수준도 고급화 되기 시작할수록 보스 괴물도 가볍게 제압할 수 있게 된다. 생존력과 살상력이 오르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며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다른 유저들에게 자신의 캐릭터의 강인함을 뽐내게 되며 실제 사회에서 느낄 수 없던 우월감도 느낄 수 있다.

 

다시 없을 최고의 명작

20년 전 당시 서버다운 이 될 정도로 유저들이 몰렸다. 그런데 2021년에도 서버가 터지고 있다. 20년씩이나 된 게임이지만 여전히 인기가 많다. 게다가 당시 1020이 3040이 되었다. 코 묻은 돈으로 PC방을 뛰어갔지만, 지금은 막강한 경제력으로 아이템을 현금으로 구매하고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난리가 날 정도면 디아블로2를 개발한 기획자와 개발자는 최고임이 틀림없다.

기획부터 개발까지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그래서 오늘도 본인은 메피스토를 잡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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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개발, IT, 외국어에 관심 많으며 태국 1위 Chulalongkorn Univ. 경영학 석사를 졸업했습니다. 다개국어(영/태/중/일)을 구사하며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저작자표시/비영리조건/동일 표시 조건으로 공유를 허가합니다.

    2 thoughts on “디아블로2 중독성의 원인은? 30대 아재가 본 디아블로2 심리학적 장치 3가지”

    1. 스스로 디아 중독인것 같아 검색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ㅋㅋ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간것 같은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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